🌳#지숲신간코너|6월 3주차📚
디어 마이 프렌즈
👯♀️ 프렌즈 💝
출판 #어크로스 @across_pub
글 로빈 던바
친구가 인생의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분명 친구를, 친구와의 관계를 먹으며 자랐다. 그러다 멀어진 관계도, 흩어진 관계도 있다. 그 흔적을 바라보면서 그래, 친구가 다 뭐야. 그런 생각도 했다. 누구에게나 그런 관계와 순간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데 진짜로. 친구란 뭘까. 생각해보자. 고등학교 동창 L은 내 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학원에서 만난 J도 내 친구라고 말할 수 있고. 그렇다면 반대로 친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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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효능’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화인류학자 로빈 던바.
그는 사람들의 ‘친구 수’를 효율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친구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가 조사에 포함하고 싶은 혹은 그가 생각한 ‘친구’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조사 참여자들이 정확한 답을 해줄 테니 말이다. 그의 정의는 이렇다.
“다른 선택권이 있을 때도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낼 때 ‘받을 사람 리스트’에 꼭 포함 시키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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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친구에게 카드를 보내는 풍습이 있는 것은 아니니 공감하기 어려운 정의이긴 하지만,
• 친구를 정의하고,
• 우리가 몇 명의 친구를 만나며 살아가는지를 알아보며
(로빈 던바가 연구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른 ‘던바의 수’는 150명이다. 우리는 이 안팎의 수의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중인 것이다! 지금부터 친척, 반려동물을 포함한 친구의 수를 세어보자. 물론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그보다 적은 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도 말한다. i 성향 인간으로서 깊이 공감했다. 세상의 많은 i 성향 여러분, 용기를 내어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다),
• 친구와 맺는 관계(먹고 마시기, 시간을 보내기, 웃기, 스킨십 등등)가
우리의 뇌,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피는
로빈 던바의 연구는 분명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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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무리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결국 ‘우정은 분명 우리에게 좋다’고 주장하는 로빈 던바도 친구가 적다고 우리를 혼내거나, 꼭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뭔가 추상적이고, 확실히 정의하기 어렵고,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친구’, ‘우정’이 분명 인간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자 관계라고, 본인의 연구에 근거하여 이야기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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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는지 떠올려보자.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고, 특별한 경험을 함께 했고 그 친구들과 멀어지거나 멀어지지 않는 관계를 겪었다. 그 기억과 경험이 지금의 우리를,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다. 늘 이 관계가 우리를 구성하고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살아가며 우정, 친구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살피고 아껴야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나는 한 번도 우정을 이토록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사실 상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인지 로빈 던바의 모든 연구가 흥미로웠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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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천천히 곁에 두고 내가 타인을 혹은 타인이 나를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게 되는 과정과 이유에 대해 유독 궁금해지는 날 여러분도 이 책을 꺼내 읽어보면 좋겠다. 가장 소중하지만 가장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관계, 우정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친구에게 카드를 보내야겠다.